아들이 아랫니가 올라올 쯤에 갑자기 잇몸에 하얀 점같은게 보였다. 처음엔 분명 없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눈에 띄어 신경이 쓰여서 병원까지 다녀왔는데 의사가 확인하더니 아기가 잘 먹고 잘 놀고 특별히 아파하지 않는다면 괜찮다고 하면서 태어나자마자 있는 아기들도 있고, 자라다가 울 아들처럼 생기는 아기들도 있는데, 보통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혹시라도 피가 나거나 아기가 아파하거나 점점 커진다면 다시 병원에 방문하라고 당부했다.
그후로 집에와서도 한달이 지나도록 사라지지 않아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한국말로는 아기 진주종이라고 해서 빠는 압력이 세면 생길 수 있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몇일만에 없어지는 아기들도 있고 몇달이 지나야 없어지는 아기들도 있다고 했는데, 우리 아들의 경우에는 한달이 지나도록 없어지지 않았고 자연스레 없어진다고 했지만 늘 보일때마다 눈에 거슬리는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다가 빠는 압력이 세면 생길 수 있다는 글이 눈에 들어와서 9개월이 지나도록 아가용 젖꼭지를 사용하는게 내심 마음에 걸려 조금은 조급한 마음으로 아들에게 빨대컵 연습을 시켰다. 그 과정에서 아들이 조금 스트레스를 받기도 해서 너무 싫어하면 강제로 하진 않았지만 내심 내가 너무 몰라서 아들의 시기에 바르게 젖꼭지 교체를 해주지 않아 아들이 원하는 만큼 양껏 물이나 분유가 나오지 않아서 심하게 빨다보니 생긴게 아닌가 싶어 속상했었다.
다행히 아들은 늘 잘 먹었고, 잘 놀았고 특별히 아파하는 모습은 보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 늘 눈에 거슬리던 진주종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는걸 깨달았다. 그래서 아들 잘 때 확인해봐야지 하고 있다가 까먹고 있었는데, 어느날 남편이 없어졌다며 와서 보라고 해줬다.
우연일지 아닐지는 몰라도 아들이 빨대컵 사용법을 완벽히 터득하고 양껏 원해는대로 물이나 분유를 편하게 먹기 시작한지 약 2-3일쯤 되던 때였고, 그렇게 아들의 아랫 잇몸에 있던 진주종은 사라졌다. 그래서 그냥 나만의 생각으로는 아들이 그동안 양껏 내용물이 나오지 않아서 젖꼭지를 있는 힘껏 빨다가 진주종이 생긴게 아닐까 싶고 빨대컵을 잘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굳이 힘들여 빨지 않아도 되니 자연스레 빠는 압력이 낮아져서 진주종이 사라진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할 뿐이다.
내가 너무 걱정하다보니 남편이 영어로도 검색해줬는데, 영어로는 Epstein Pearls 라고 하고 나이가 많은 엄마나 예정일이 지나서 태어난 아기일수록 가지고 태어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상해보이긴 하지만 아기 건강에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치료도 필요 없으며 그냥 놔두면 자연스럽게 없어진다고 하는데 아기가 그것때문에 아파한다면 병원을 가야한다고 한다. 이 내용은 태어났을 때 가지고 태어나는 아기의 경우의 내용인 것 같고, 우리 아들은 없었는데 이가 나기 시작하던 시기에 생긴걸 보면 빠는 압력이 세서 생겼다는 내용에 해당하는 것 같다.
늦은 나이에 아들을 키우면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특별히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에 감사하면서도 육아가 처음이다보니 아들의 작은 것에도 심장이 철렁하곤 한다. ㅋㅋ 아이들이 다 아프면서 크는거라고 하지만 내 자식이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건 모든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없어져서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포스팅을 하고 있지만 혹시나 걱정된다면 병원에서 진찰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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