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살다보니 한국에서 살았을 때는 알지 못했던 것들을 참 많이 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사실 한국에서 살았다면 평생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르는 것들인데 미국이란 낯선 땅으로 시집을 왔다는 이유만으로 언어도 통하지 않는 이 곳에서 새롭게 삶의 터전을 잡아야하는 현실이 암담해서 우울증이 심했었는데 그래도 살다보니 어느새 이곳 생활이 적응이 되어서는 몇일 전 혼자 생각해보니 (물론 한국이 더 좋은 점도 많지만 ) 이젠 이곳이 편하고 익숙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나씩 이곳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결혼 5년만에 찾아온 아들을 육아하는 방법도 이곳에서 해결해나가는 법을 터득해가고 있는 중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인스턴트 팟(instant pot)!
사실 이미 미국에서는 히트친지 좀 된 제품인 듯 싶었으나 전혀 알지못하고 있다가 우연히 미국맘 카페에서 다른 미국맘들이 이유식을 인스턴트 팟으로 하고 있다고 올린 게시글을 보고 알게됐다. 마침 중기이유식을 시작하던 시기였고, 한국 맘들처럼 밥솥 이유식을 만들고 있던차에 밥솥 칸막이를 한국에서 사야하나 고민하고 있다가 알게된 인스턴트 팟이 어찌나 반갑던지!!!
그와중에 핫딜을 기다린다는 다른 미국맘의 글을 보고 나도 일단 기다려보자 했는데 잊어먹고 있다가 어느날 문득 생각나서 아마존에 들어갔더니 완전 대박 세일을 해서 6쿼터 7in1 가격에 8쿼터 10in1을 샀다! 오예~~~! 대신 6쿼터 라인을 샀다면 100불도 안되는 가격에 살 수 있었겠지만 어쩌면 우리짐은 8쿼더도 작을지도 모른다 ㅋㅋㅋ 남편 먹성과 아직 돌도 안된 울 아들 먹성을 볼때에... 이 녀석이 큰다면... ;;; ㅋㅋㅋ
암튼 보통은 6쿼터가 한국 전기압력밥솥의 10인분 사이즈보다 살짝 크다고 하는데 나는 남편이 워낙 대식가이기도 하고 나중에 아들이 좀 크면 인스턴트 팟으로 여러가지 음식들을 다양하게 시도해볼 생각으로 8쿼터를 선택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6쿼터에 7in1을 구매한다는데 나는 역시나 아들램 간식을 핑계로 cake 메뉴가 있는 10in1을 선택했다! ㅋㅋ
그냥 버튼만 누르면 되는 7in1과 달리 10in1은 돌려서 메뉴를 선택하는 형식이라 그부분이 조금 아쉽긴해도 사용할수록 장점이 많아서 굉장히 애지중지 해가며 사용중이다 ㅋㅋ
인스턴트 팟은 한국의 전기압력밥솥과 일반 압력솥을 합해놓았다고 하면 좀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전기압력솥은 뚜껑이 분리되지 않는데 일반 압력솥은 분리가 되고, 전체가 스덴으로 된 일반 압력솥과 달리 전기압력솥은 내솥이 코팅솥이라 벗겨지면 교체해야하기에 코팅이 벗겨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사용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래서 친정엄마는 일반 압력솥을 굉장히 좋아하신다. ㅋㅋ
물론 전기압력솥 역시 버튼 하나만 눌러놓으면 시간맞춰 가스불 꺼야하는 번거로움 없이 알아서 음식이 만들어지니 나름의 장점이 다 있다.
근데 인스턴트 팟은 이 두가지의 장점만 모아서 만들어지고 가격은 또 한국의 전기압력밥솥보다 훨씬 저렴하게 만들어져서 미국에 사는 한국주부들이 더더욱 열광하고 있다. 물론 나역시...!
뚜껑이 분리되어 속 시원하게 세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내솥이 스덴이라서 코팅 벗겨질까봐 조심조심 사용할 필요도 없다! 또한 역시나 다양한 요리메뉴 버튼으로 디테일하게 조절도 가능해서 버튼만 눌러놓으면 알아서 요리가 된다!
인스턴트 팟을 사용할 수록 정말 누가 만들었는지 천재인듯 싶다! 뚜껑을 분리할 수 있게 해놓음과 동시에 고정할 수 있게 만들어서 뚜껑을 어디놓아야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보기엔 뚜껑이 떨어질 것 같았으나 꽤나 견고하게 만들어서 안정감있게 잘 고정되어 있다.
뚜껑은 요 표시를 잘 맞춰서 끼워서 돌려 닫아주면 된다.
한국의 제품들과 가장 다르다고 느꼈던 부분중 하나가 바로 압력이 빠지는 방식이다.
한국의 전기압력밥솥은 조리가 끝나면 자동으로 압력이 빠르게 빠지는 반면 일반 압력솥은 수동으로 압력을 빼주어야 하는데 인스턴트팟은 이 두가지 방식이 다 된다. 다만 자동으로 압력이 빠지는 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ㅋㅋ 하지만 압력이 빠지는 과정에서 안의 내용물의 수분이 튀지 않고 얌전히(?) 압력이 빠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압력이 빠지는 30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기다리기엔 성질급한 사람들은 뒤로 넘어간다 ㅋㅋㅋ 그러한 부분을 고려해서인지 수동으로 압력을 빠르게 뺄 수도 있게 만들어졌는데 바로 프레스 버튼을 눌러서 수동으로 빠르게 압력을 빼줄 수 있다. 단, 이 방법을 사용할 때는 압력이 빠지면서 배출되는 수증기에 손이 데이지 않도록 조심해야하고 안에 음식물의 수분이 사방으로 튀어서 휴지를 살짝 위에 대고 한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하지만 완전히 덮어버리면 안되기때문에 이것도 노하우가 필요하다기에 나중에 필요할 때 유튜브를 찾아서 볼 생각이다 ㅋㅋ
그리고 한국 맘들이 밥솥 칸막이를 이용해서 3가지 메뉴의 이유식을 한다고 하는걸 많이 봤는데 인스턴트 팟은 전용 인서트(instant pot insert)가 있어서 한국의 밥솥 칸막이와 같은 역할을 해준다! 오히려 더 똑똑하게 해주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ㅋㅋ
2단짜리와 3단짜리 인서트가 있는데 나는 아들램 이유식을 위해 3단짜리를 구매했다. 용량이 좀 작다는 걸 알고 주문해서 그리 불만은 없지만 사실 용량이 좀 아쉽긴 하다.
2단짜리는 좀더 용량이 크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어서 2단짜리는 구매하지 않았다. 근데 어떤 미국맘들은 인스턴트 팟으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먹다보니 있으면 또 사용하게 되기에 2단과 3단 모두 구매했다는 글도 봤다. 나도 어쩌면 나중에 아들램 간식을 만들기 위해서 구매할지도... ㅋㅋㅋ 그 외에도 인스턴트 팟 전용 cooker accessories들이 많아서 언젠간 필요하게 되면 나도 구매하게 될 듯 싶다.
인스턴트 팟을 처음 샀을 때는 이유식을 한가지 메뉴만 만들어도 되서 포리지 모드로 인스턴트 팟 내솥에 직접 만들었었다.
물량만 잘 조절해주면 burn이 뜨지않고 잘 되는데 혹시나 물이 많이 들어갔을 때에는 saute 메뉴로 해서 저어가며 죽을 졸여주면 농도 조절이 된다. 이 부분이 정말 감동스러운 부분이었는데, 만약 한국 전기압력솥이었다면 다른 냄비에 덜어서 불에 다시 졸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을 건데, 인스턴트 팟은 내솥이 스텐이다보니 saute 모드에서 바로 저어가며 죽을 졸여서 농도를 조절 할 수 있기에 설거지도 줄고 살림하는 주부라면 이 부분에서 모두가 감동할 것이다!
지금은 아들이 후기 1 이유식을 하고 있어서 하루 3번 이유식을 먹고 있는데, 처음엔 한가지 메뉴로 하루 2번까지 먹이면서 중기이유식까지 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다른 맘들이 끼니별로 다른 메뉴를 해주고 있다는 글을 보고서 또 육아초보인 나는 아차 싶었다. ㅠㅠ
어른인 나도 같은 메뉴 3일간 끼니마다 먹으면 질렸을텐데 왜 그걸 생각못했나싶고 아들한테 막 미안하고... ㅠㅠ
그래서 좀 많~~~~이 힘들지만 지금은 3가지 메뉴를 만들어서 끼니마다 다르게 주고 있다. 그래도 같은 메뉴 3일을 주는 격인데 그래도 끼니마다 차이가 있으니 엄마로써 그것으로 좀 스스로 위안을 삼는중이다. ㅋㅋ ㅠㅠ 이렇게 해도 3일이 어찌나 빠르게 돌아오는지 이유식을 손쉽게 사서 먹이는게 잘 되어 있는 한국맘들이 쫌 많이 부럽긴 하다 ㅋㅋ
물론 미국도 시판이 있지만 설탕이나 소금같은 첨가물이 들어있어서 개인적으로 너무 싫고, 아들이 앞으로 자라고 살아갈 미국이란 나라에서는 워낙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가 발달(?)해서 살면서 엄청 그런 정크푸드를 접하고 살게될테니 적어도 돌 전까지는 열심히 홈메이드로 만들어서 아들한테 먹여주고 싶다.
암튼 사설이 길었는데, 요즘은 중탕으로 해서 3단짜리 인서트를 넣고 압력요리 모드로 하이프레셔로 35분 조리하고 있다. 조리가 끝나서 꺼내면 이렇게 위쪽에 재료들이 올라와있고 쌀은 아랫 쪽에 가라앉아있는데 비주얼에 당황하지말고 수저로 잘 섞어주면 아주 잘 만들어져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조심할 것은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내용물이 다 넘치기때문에 양을 잘 조절해서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또 물이 너무 적으면 이유식이 너무 되서 개인적으론 맛이 좀 덜한 것 같았다.
오늘도 이유식 마지막을 오픈해서 또 3일치를 만들어야하는데 3일에 한번씩인데도 왜이렇게 빨리 돌아오는 것 같고 매번 뭘 해줘야 하는지 고민이다. 이젠 제법 자기만의 입맛도 생겼는지 입맛에 맞지않으면 입도 안벌리고 손으로 수저를 밀어내고 거부할 때도 있어서 아들이 좋아하는 재료들 위주로 나름 매번 고심하며 만들고 있다.
그래도 대체적으로 늘 잘 먹어주는 아들인지라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오늘은 또 뭘 만들어야하나 포스팅을 하면서도 고민중이다 ㅋㅋㅋ
한국처럼 사다가 먹일 수는 없는 형편이지만 그래도 인스턴트 팟이 이유식 조리 시간을 엄청나게 줄여주었고, 냄비앞에서 1시간 넘게 저어가며 만드는 수고도 줄여주어 요즘 나의 가장 완소템이다! 지금은 아들 이유식 위주로 사용중이지만 아들이 좀 크면 더 다양한 요리들을 시도해보고 싶다. 일단 10월 말에 친정부모님 오시면 그때 먼저 부모님과 맛있는 음식을 좀 해먹어 보는걸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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